[여행일기] 감사한 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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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페린 공원이 있다면 일산엔 호수공원이 있어요. 여긴 올해 큰 수술을 하신 어머니가 다시 걸을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준 곳입니다. 주말마다 아버지와 손 꼭 잡고 재활겸 걷기 연습을 하러 오셨었거든요.
직접 걸어보니 꽤 거리가 있기에 성치 않은 몸으로 어떻게 완주 하셨을까 싶었습니다.

호수공원 입구에요. 꽤 큰 걷기 코스라 도중에 다른 길로 샐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지도를 한 눈에 담고 천천히 양쪽에 부모님 손을 잡고 걸었어요. 아직도 부모님 앞에선 어린아이가 되는 것 같아요. 같이 손잡고 걷는 길이 참 좋았어요.

저보다 빨리 걸으십니다. 뒷 모습 사진을 남겨두려고 부러 천천히 걷기도 했지마는...
부모님 사진은 최대한 많이 남겨두고 싶어요. 남는건 사진밖에 없으니까요.

꽉 채우지 않은 공원의 여백 드문 드문 보이는 꽃과 나무들이 참 예뻤어요. 화사한 봄에 쉽게 피어난 꽃보다 겨울에 한 송이 떨구어져 있는게 더 예뻐보이더라구요.

매일 파리에서 5km 씩 걷던 튼튼한 다리가 여기서 제 실력을 발휘합니다.

정자도 보이고 다리도 보이지만 새지 않고 앞만 보고 걸어가는 중

물이 살얼음이 되는 그 오묘한 지점

아직 얼지 않은 곳도 있고

꽝꽝 얼은 곳도 보여요. 이 밑 어디까지 얼었을까.

한눈에 보이는 일산. 예전엔 멀리 보이는 저 아파트도 없었다고 하는데 어느새 많이 들어섰네요.

정지용 시인의 글귀가 제 마음을 대변해줍니다.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구부러진 길 흙 길 가리지 않고 계속 따라가요

걷다보면 돌 길도 나오고

장승 할배도 나옵니다.
오랜만에 발견한 한국의 미가 반가웠어요.

아주 잠시 정자에서 쉬어가기도 합니다. 천장도 올려다 보고, 풍경도 구경하고..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만 싶었어요. 소소한 공원의 힐링.

매일 같이 오고 싶은 감사한 곳이에요.

날씨가 풀릴 때 주말 나들이로, 혼자 멍 때릴 수 있는 경치 좋은 곳으로 추천합니다.


여행지 정보
● South Korea, Gyeonggi-do, Goyang-si, Ilsandong-gu, Janghang 2(i)-dong, Hosu-ro, 일산호수공원



[여행일기] 감사한 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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