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집을 짓다> 그녀와 똑 닮은, 홍시야 드로잉 에세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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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따듯한 포옹을 하고 갔다고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다리며
모두가 따듯한 위로를 선물 받았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선물을 싣고 오는 바람을 아침 일찍 제일 먼저 배웅하고 싶어
-홍시야


 말하자면 자신을 이방인이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그녀가 걸어왔던 인생의 구불구불한 길은 과연 어땠을까? 가득 차있지만 차있지 않은, 따듯하면서도 섬세한 그녀의 그림은 그녀와 똑 닮아 있는 듯 했고 그런 그녀의 에세이집을 손에 집어 들었을때 이러한 물음이 떠올랐다. 이런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과연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작품을 대할까. 나의 터전, 집,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나 아닌 타인과의 조화를 놓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 이러한 태도를 그녀의 책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과 동떨어져 있다는 기분을 종종 느꼈다는 구절을 읽는 동시에 나는 이기적이게도 내 자신을 떠올렸다.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작가와 조우하고 글에 흠뻑 취하지만, 이따금씩 다시 끌어올려져 내가 속한 현실을 남나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떠올린 까닭은 다름아닌 나와 너무 닮아있는 그녀의 마음이였다. "이미 모든 것은 내 안에 달렸던 것이다. 진정한 자유란 삶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임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반복해서 넘어지고 일어나는 우리의 나날들을 위로하는 따듯한 메세지, 나와 똑 닮아있었다. 행복이 어디있는지 알 수 없어 온 거리를 헤멜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것에 감사를 할 수 있었을때의 그 기분이 이 책을 읽으며 두둥실 떠올랐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날마다 연습해야 한다...모두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 감사하며 매 순간 몰두하며 사는 것.



 개개인이 쥐고 걸어가는 삶의 방향과 의미란 각자 다르다. 그렇기에 서로 존중하고 더욱이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깨달음과 지워짐의 반복 속에서 사람에게 받는 영향에 대해 요즘들어 더욱 고찰을 멈출 수가 없는데, 지난 날 카페에서 만나 뵈었던 홍시야 작가님은 참 선하고 따듯한 에너지를 품고 있는 분이었다. 그리 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고, 처음 만났지만 사려깊게 대해주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서울을 방문하는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주셨던 그 마음에 감동했고 후에 찾아본 그림과 글을 그녀의 팬을 자처하기에 충분했다.


 혹 개인전을 찾아갈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작품이 혹 아직 있다면, 꼭 구매해서 걸어놓고 싶은 그림이 있다. 엽서 시리즈에 담긴 작가님의 그림 모두 너무나 좋아하는데 '공기' 시리즈에 그려져 있는 한 그림. 벽에 걸어놓고 싶은데, 지금은 엽서로라도 간직할 수 있어 다행이다. 그리고 홍시야 작가님을 알게되서 참 다행이다. 바다 건너 한국에 이런 글을 사유하고 그림을 그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눈물나게 힘이 날 것 같으니까.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과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는 미술작가인 홍시야 작가님. 발 디딜데 없어 길 헤메는 소중한 친구가 곁에 있다면 이 작은 책을 건네주고 싶다. 분명 위로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