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살롱 문화란 룸쌀롱인가, 지적담론을 위한 자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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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문화란


 최근 들어, 살롱 문화는 직장 밖에서 네트워킹을 찾는 수단으로 20,30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 사람들은 직장에서 공동체 의식을 좇아왔지만, 이제는 개인의 개념과 정체성을 찾는 시대가 도래했다. 대체 ‘살롱 문화’ 란 뭘까. Culture Salon 이란 용어는 18세기 프랑스에서 유래했다.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모임이란 뜻이다.


 문화는 우리가 갖는 삶의 방식이며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프랑스에서 지적 담론을 위해 모이던 여성, 남성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받던 여성을 호스트(hostess)로 임명하고 이를 여성의 권리와 참여가 가능해지는 계기로 만들었으며 모임간의 소통은 이전에는 상호 작용을 한 적이 없는 사회 단체들이 아이디어를 공유 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지적 및 과학적 아이디어 개발에 대한 여성의 기여가 어떻게 사회에 수용되고 참여되어 왔는지 등을 발전시키며 문화적 변화를 가져왔다.


 1725 년에 살롱은 루브르 궁전에서 열렸으며 살롱이나 살롱 드 파리로 알려지게 되었다. 살롱의 원래 초점은 1648 년 프랑스의 최고 장관 인 마자린 추기경이 만든 에콜 데 보자르 예술 작품의 최근 졸업생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었다. 살롱 드 파리 전시회는 모든 예술가들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필수적인 요소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프랑스에서 지적 담론을 위해 사회인들이 모이는 집합체를 일컫는 ‘살롱 문화’가 한국에 흘러 들어오며 ‘비즈니스’와 ‘접대’, 그 사이 여성이 주도하는 참여의 의미가 ‘룸살롱’ 문화로 퇴색되고 변질되었다. 한국남자 가는 곳에 룸살롱 있다, 라는 말은 대체 언제부터, 어떤 맥락에서 생긴 걸까. 특권층, 즉 재벌층에서부터 정치인, 기업인 등 대다수의 상위권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남성들의 권력싸움에서 여성은 당연히 배제되었고 그들의 리그에서 여성은 ‘기쁨조’로 전략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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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저 여성신문


한국의 룸살롱 문화


 1970년 중반 서울 소공동 일대에서부터 시작된 룸살롱이 초기였다면, 80’s, 90’s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져온 룸살롱 문화는 1980년대 초 근거지를 강남으로 옮겼다. 살롱을 이끄는 존재를 ‘마담’ 이라는, 본 프랑스어로 여성을 극 존칭으로 부르는 뜻의 madame 단어로 부르기 시작했고 남여 할 것 없이 사회적, 지적 담론을 나누던 문화 교집합 장소가 고위 공직자, 명사들이 여성들을 성적으로 ‘누리는’ 주체가 되는 장소로 전략해 버린 것이다. 단순히 양주나 맥주를 팔던 술집이라는 개념이 아닌 남성고객들의 비위를 맞추고 여성의 몸을 안주 삼아 이루어지는 것이 현대 기업문화의 대표적인 특성이 된 것이 현실이다.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곳엔 늘 룸살롱과 주점이 있고, 여성의 자리는 ‘기쁨조’ 역활에 놓인다. 단순히 여성을 노리개로 쓴다는데 뿐만이 아니라, 이런 유흥문화는 폭력조직과 인신매매 조직, 각종 성범죄와 관련되어있다는 점을 심각한 문제로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부터 흘러온 문화는 퇴색되어 한국의 부끄러운 문화의 한 조각으로 자리매김을 확실히 하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누가 여성들이 남성들과 동등하게 더불어 살 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여성의 몸을 술에 곁들이는 한국남성들의 작태가 계속되는한, 룸살롱 밖에서의 여성을 아무리 ‘동료’라고 말하는 남자들의 목소리는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가 될 뿐이다.


 룸살롱을 다니며 일어난 헤프닝 등을 ‘자랑’처럼 떠벌리며 라떼는 말이야를 일삼던 당시 지인 관계망에 있었던 남성들에게 과거로 돌아가 앉아 물어보고 싶다. 과연 당신이 생각하는 여성이란 어떤 존재였는가? 당신과 동등한, 더불어 살 수 있는 존재인가? 당연하게도 여성을 '누릴수 있는' 위치에 서있었으며 그를 취했던 사실을 떠벌리던 자신이 과연 한 점 부끄럽지 않은가?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며 지인들과 나의 또는 그들의 살롱 (거실, 방) 에 초대되고 초대하면서 문화적 교류와 담론 그리고 연주들, 미래를 향한 방향성 등을 나누던 순간들을 잊지 못한다. 사회인으로 또 서로의 든든한 연대자로, 문화인으로서 당당히 누릴 수 있던 소중한 시간들이 한국에 흘러오면서 남성의 룸살롱 문화로 잘못 전락됨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점. 또한 변색된 문화속 여성이 오롯이 설 수 없는 사회적 위치의 안타까운 한계를 온 몸으로 느끼며 아직도 만연해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있는 여성들은 외치고, 터져나오고 있는 관련 기사들과 사회적 이슈들을 접하는 21세기에 산다는 점 등 이러한 사회현상들을 하나씩 짚어보며 기록하려 한다.


 그 누구도 타인을 성적으로 착취할 권리는 없어야 한다. 본 의미의 건설적인 살롱 문화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평등에 가까워지는 사회를 바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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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저

 12월 28일 오늘 14-18시, 혜화역에서 #페미사이드철폐시위 가 이루어진다. 2019년 3월에 생성된 혜화역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에 이어 익명의 여성들의 시위가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이를 넘어선 성범죄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성범죄 의식이 만연한 현대 사회를 향해 "여성을 죽이지 말라- STOP FEMICIDE" 을 외치는 시위를 펼친다. @femicide_protest (instagram) 엊그제 기사화 된 뉴스인 성폭행 후 의식 없는 여성을 차에 태우고 출근까지 했지만 후 여성의 사망원인을 남성 가해자에게서 찾지 않는 한국 대법원의 관대함과 불공정함은 대체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걸까. 기사원문 여성을 성범죄 대상으로 보는 사회에 맞서는 용기있는 외침이 전해지기를, 변질되고 퇴색된 본 살롱 문화 또한 다시 바로잡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