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ist] 즐겨듣는 앨범 모음집 Collection

 며칠 전, 알지 못하는 분으로부터 메세지를 받았다. 재즈를 좋아하는데 뭘 어떻게 들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라디오만 파고 있다고. 혹, 괜찮으시다면 들을만한 그리고 접근하기 쉬운 재즈 앨범을 추천해주실수 있는지 조심스레 물어보셨다. 꼭 스탠다드 재즈가 아니여도, 현대 작곡가 앨범이나 퓨전 재즈, 보컬 재즈 등 가리지 않고 듣고 계시다고.

 어려운 일도 아니고, 뭐 내가 골라준 리스트로 그 앨범을 한명이라도 더 듣게 하는데 이바지를 한다면야 거절할 필요가 있겠나 싶었다. 앨범 커버 사진과 아티스트 이름, 녹음 년도 등을 정리해서 사진까지 짜집기 해 보내드렸다. (어떤 매개체로 들으시는 줄 모르니 찾기 쉬우라고) 물론 생각보다 시간은 꽤 많이 걸렸다. 레슨을 가기 전에 후딱 끝내려고 했지만 막상 하다보니 편집하고 뭐 하는데 30분정도 걸렸으니. 길지 않게 목록을 추려 보자면 다섯가지 정도가 꼽힌다.


Bill Evans's Waltz for Debby


이 앨범 하나로 밤을 지새울 수 있지 않나 싶다. 빌 에반스의 음악 인생 중 가장 트리오의 색깔을 잘 담아냈다는 평을 받는 이 앨범은 베이시스트 LaFaro 와의 마지막 작업이 되었기 때문인지 더욱 구슬프게 들린다. My Foolish Heart 부터 Porgy 까지, 하나하나 보석같은 곡들만 담아냈다.


Art Blakey's Jazz Messengers


전설적인 앨범이다. 재즈 메신저는 1950년대 초반부터 시작하여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존재해온 강렬한 재즈 콤보였으며 Art Blakey가 1990년 사망함으로 끝이 난 전무후무한 밴드.


Vincent Peirani's Thrill Box


개인적으로 뱅상 페라니의 앨범 중 가장 즐겨듣는 Thrill Box, 그리고 아주 오래전 카피했던 Waltz for JB. Micheael Wollny와 Michel benita 와 함께한 이 앨범은 이름 그대로 듣다보면 전율이 타오른다. 리차드 갈리아노를 잇는 아코디언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뱅상은 좀더 현대적인 사운드를 구축하며 현시대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프랑스계 리드악기 연주자.

Kenny Barron's Book of Intuition


가장 현대적인 사운드로 피아노가 리드인 재즈 앨범은 늘 한결같이 추천하는 케니 바론 트리오인데,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이 앨범을 꼽는다. 케니바론이야 뭐, 말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가장 손이 자주 가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선택하자면 조나단 블레이크와 키요시 키타가와 트리오의 조화를 즐겨 듣는다.

Kenny Dorham's Quiet Kenny


첫 구절부터 온 몸을 아이처럼 흔들게 되는 유일한 한곡, 케니 돌헴의 Blue Spring 이다. 셔플로든 아니든 그의 트럼펫 연주는 춤을 추게하는 마법같은 힘을 갖고 있는듯 하다. Cedar Walton 과 Paul Chambers 등 입이 벌어지는 라인업에 걸맞는 바이브를 담고 있는 곡이다.


 오늘 밤, 이번주도 벌써 반이나 왔으니 그동안 고생했단 의미로, 그리고 앞으로 반을 더 열심히 살자는 의미로 빌에반스를 듣고 자야지. 뜻밖의 메시지 덕분에 다시금 듣는 나의 최애 플레이리스트. 이번처럼 또 불쑥, 연락 남겨주셔도 괜찮으니 잘 듣고 즐거우셨기를. 클릭 한번으로 언제든 전설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에 살다니,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