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그장면] 다 커버린 아들과 엄마, 그리고 멈추지 않는 사랑 <Other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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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세여자 이야기, 각자의 아들을 훌륭히(?) 키워내고 이젠 각자의 삶을 추구하려는 그녀들의 웃픈 이야기입니다. 넷플릭스에 8/2인 오늘 떴기에 제가 여태 쓴 리뷰중 가장 최근작(?)이 되겠네요. 기다려왔던 영화기에 일을 끝내고 바로 관람했습니다.



엄마가 되는 건 막막한 일이에요. 그래서 우린 친해질 수 있었어요. 그들이 놀이터에서 우정을 시작할 떄, 엄마들의 우정도 시작할 수 있었죠. 함께 겪은 일이 너무 많아요. 졸업식, 학교 무도회, 무릎 상처, 병원 응급실 면회 등. 우리 셋은 예전처럼 만나진 못해요. 아이들은 떠나버렸고 남편들은 있다가 없다가 했지만 한가지 전통은 남아있죠.


 그것은 바로, 셋 모두 어머니의 날에 만나는 것입니다. 그녀들은 만나서 그녀들의 깊고 솔직한 사생활을 털어놓곤 합니다. 그 중 가장 공통적인 것은 어머니 날인데도 연락 한번 없는 아들들에 대해서죠. 괘씸한 아들이지만, 어머니 날엔 카드 한장은 받고 싶다고 속마음을 조심히 꺼내는 그녀들. 연락 없는 아들을 대신해 자신 스스로에게 꽃과 카드를 보내는 그녀들은 엄마의 날을 신경도 쓰지 않는 못된 아들들이 사는 맨하탄에 쳐들어가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쉽지 않죠.


 엄마, 모성애 또는 엄마의 역할을 뜻하는 motherhood. 아빠는 fatherhood 라고 하죠. 그 타이틀을 바꾼 ‘Otherhood’- 엄마나 부모가 아닌 다른 역활, 즉 남을 뜻하는 타이틀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린 잘못한게 없어. 그게 문제였지.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살도록 키워놨더니 우리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잖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 중 가장 공감하지 못했던 점은, 20년 가까이 키워준 가족과 엄마를 존중하거나 배려하지 않는 너무나 당당하고 무지한 모습들의 아들들의 모습입니다. 미국영화인만큼 미국 사회의 분위기 스테레오타입이 대충 그려졌음을 알 수 있는데, 그만큼 ‘아들’ 즉 ‘남성’들이 ‘어머니’ 또는 ‘가족’을 얼마나 가소로히 여기고 있는 것쯤은 영화 시작 5분만에 알 수 있죠. 물론 그들의 성장 배경과 각자의 상처 또한 영화의 후반부에 나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애정과 관심 그리고 헌신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그들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절 과히 불편하게 만들더군요.


 반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그녀들의 인생얘기, 삶을 비추는 연기들은 참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배우들은 모두 정말 20여년을 한 동네에서 살았던 것처럼 친근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유머러스한 대사, 자연스런 연기는 정말이지 그녀들과 실제로 친구를 하고 싶을정도로 (엄청난 드라마가 예상되긴 하지만) 이 영화에 애착을 가지게 한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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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떠한 유년기를 거쳐왔는지- 그녀들은 전에 알고 있던 바와는 아주 다른 이야기들을 도시에서 만나게 되고, 그들을 또 한번 (늘 그랬듯) 엄마로서 포용합니다. 큰 아들들은 이제 엄마 없는 자신의 모습을 잘 알지만, 엄마들은 자식들이 없는 그녀들의 모습을 알아야만 한다는 사실을 그녀은 잘 알고 있는 것이죠.


“이건 네 인생이야. 이 장대하고 쓰라리고 피 터지지만 아름다운 인생.. 그게 바로 네 인생이야. 난 너한테 뭐라고 하지 않을게.”


 지나친 참견과 관심으로, 또는 그녀들도 본인들의 삶을 사느라 때론 필요할 땐 곁에 있어주지 못했던 미안함으로 아들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또한 사랑을 베푸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아들들도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죠. 이 영화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에 대해 10가지 사실을 말해보라는 어머니의 말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아들들의 무지함과 괘씸함일수도, 그러나 그녀들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며 또한 늘 어머니를 통해 인생을 배우는 좋은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건, 엄마도 사람이며 최선을 다하더라도 늘 자식에게 최고의 것을 줄 수는 없다는 점. 하지만 그 점을 가장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이 엄마이고, 그래서 가장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분 또한 엄마라는 것. 그녀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아들들을 위해 그녀들만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