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2050, 한국의 적극적 시민성 관련 보도자료를 읽고 적었던 노트

몸은 프랑스에 있지만 생각과 관점은 한국과 프랑스, 종종 미대륙으로 까지 넘어가 자주 세 나라를 침범하며 돌아다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여 겉으로 보도되는 겉할기식 뉴스나 진정한 시민들이 처한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기사들을 주로 접하기 때문에 실제 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떤 구성원들로 진행된 일인지, 대책은 무엇인지 등을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중심을 유지하기가 어렵죠.

그러던 참에 윤형중 기자님이 감사하게도 스팀잇에 기고해주시던 청년 기본소득 관련한 다양한 글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확인하는 것은 르몽드가 아닌 한국 뉴스일정도로 관심은 많지만, 한국 정치와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적다고 할수 있기에 늘 갈증이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LAB2050 을 소개하는 글을 시작으로 뉴스레터를 신청하게 되었고, 격주에 한번씩 칼럼을 받아 잘 읽고 있습니다.

그중 오늘 메일로 받은 따끈따끈한 IDEA2050 의 <누구에게나 안식년을 주자> 를 커피 한잔과 함께 읽었습니다. 읽는 도중 지난 2월에 올라온 보도자료 글 <안정·자율·영향 갖춘 ‘적극적 시민 유형’,청년 세대(20대)가 가장 적다>가 떠올랐는데요, 석재은 교수님 글에서처럼,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으며 공식적인 충전의 시간을 받을 수 있는 '안식년'이란 아직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자리잡지 못한 제도입니다. 제가 가장 공감했던 점은 내가 늘상 해왔던 익숙한 일들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생각의 깊이와 폭을 넓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라는 부분이였습니다.

글에는 각종 직업의 '형평성' 때문에라도 안식년을 확산해야 한다고 나와있습니다. 즉 기본소득과도 이어지는 부분인데요, 자기 꿈을 위해 집중할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제도를 시민 모두가 손에 쥘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생활고로 사망한 (조선시대도 아니고 21세기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한 사건이자 예술인 복지법이 개정되는데 불을 지핀 사건이였죠) 시나리오 작가와 연극배우 등의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도 그렇고 다양한 관점에서 지금 프랑스에서 몇년 째 하고 싶은 학업와 활동 그리고 생업을 겸업해 오고 있는 저는 참 행운아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풍족한 적은 없었어도 꿈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을 영위하고 있으니까요. 삶에 대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은 멈추질 않으나 적어도 생활고로 배를 곪지는 않을 수 있다는 현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리 세대, 즉 청년 세대가 추구하는 안정과 자율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하는 고찰에 큰 도움이 된 윤형중님의 보도자료 <안정·자율·영향 갖춘 ‘적극적 시민 유형’,청년 세대(20대)가 가장 적다>에선 이러한 부분을 다룹니다.

‘적극적 시민성’은 ‘안정’, ‘자율’, ‘영향’의 세 요건을 다 갖춘 상태로, ‘스스로 좋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상태’라 할 수 있음. ‘안정’은 자기 삶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느끼는 정도, ‘자율’은 자기 삶을 주체적이고 자율적이라고 느끼는 정도, ‘영향’은 스스로가 공적(public) 공간에서 이타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여기는 정도라 할 수 있음

20대에서 가장 적게 느낀 ‘안정’과 ‘영향’ 측면의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또한 나와있습니다. 바로 성별, 개인소득, 계층의식의 영향인데요. 삶의 만족도에 비춘 ‘적극적 시민 유형’과 ‘소극적 시민 유형’ 대조에선 사회에 대한 신뢰, 일에 대한 태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예측, 결혼 및 출산에 대한 태도, 복지 등 사회 제도에 대한 선호도 등에 차이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읽어보니 저와 (유학의 경우라 조금 다른 케이스긴 하지만) 제 지인 동료, 친구들의 삶이 얼추 숫자화되어 반영되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삶의 만족도가 낮은 ‘소극적 시민 유형’, 8% 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창의성이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져 있는지에 대해서도 각자가 생각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누군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경제활동과 연관지어 보았을때 안정적으로 영위하고 싶지 않을까요.

저로 말하자면 제가 프랑스로 주 무대를 옮기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티스트 비자 Artist VISA 였습니다. 물론 독일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실제로 수령하는 '복지 금액'은 적을 순 있겠지만, 프랑스에선 음악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내국인/외국인 모두) 바운더리가 넓고 필드의 기회 또한 다양한 편입니다. 아티스트가 준비하는 프로젝트, 그룹 등를 정부에서 경제적, 홍보적 등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해주는 정책과 제도가 든든히 뒷받침해주는 것이죠. "당신의 재능을 이 나라에서 펼쳐주어서 감사하다는 뜻으로 활동을 100% 지원해 드립니다." 라는 일종의 수고비(?)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딜가나 주류와 비주류의 온도차이는 존재하지만, 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는 k-pop 대중음악, 아이돌 '산업' 외의 음악은 크게 주목받지도 소비하지도 않는 한국에서 제가 느끼고, 들어오고, 앞으로도 추구할 음악의 미래를 그리기는 어려웠습니다. 더 나은 무대를 꿈꿨고 그 무대에 적합한 아티스트가 되려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좋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상태라는 말은, 우리 세대에선 참 쥐기 어려운 말처럼 느껴지네요. 최저시급인 알바에도 이력서만 30여통이 넘게 들어오고 전문직도 갑질이 난무하며 주위 회사생활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야근에 박봉에 몸이 남아나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마저도 난 직장이 있으니 감사하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칼럼들을 읽으며 미래적 관점의 현실에 희망을 품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겐 참 좋은 배움을 전해주는 LAB2050. '헬조선에 대한 새로운 해석', '안정은 혁신을 촉진하는가' 등의 글 또한 생각할 거리가 참 많습니다. 자율과 행복 그리고 창의성이 자유로울 수 있는 사회란 어떤 것일까요. 소그룹으로라도 관심있는 주위 사람들과 토론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취지로 저의 (영향력 없긴하지만) SNS 계정에도 올려놓았고 아직 많은 사람들에겐 알려지지 않은 듯해 주위에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윤형중님 - 안정, 자율, 영향 갖춘 '적극적 시민 유형' 20대 청년 세대, 가장 적다 LAB2050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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