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그장면] Julie & Julia

4BFGuCcdV7y8mFYzBhgj00d3b1z.jpg


 직장일은 앞을 예측할 수 없지만 요리는 확실하다. 설탕, 초콜렛, 우유와 계란 노른자를 섞으면 크림화가 되는 확실한 사실. 그래서 요리가 좋다는 줄리와 다른 영사관 부인들과는 달리 나만의 직업과 일을 갖고 싶은 열정적인 캐릭터인 줄리아.

 영화는 이 두 여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를 드나들며 줄리아와 즐리의 삶을 보여주는 형식이다. 프랑스에 살고 있는 줄리아 차일드와 뉴욕 퀸즈에 살고 있는 줄리. 이 두 여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요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실. 영화를 즐기는 요소로는 평범한 직장을 다니며 일상에 별 의미를 찾지 못하던 줄리가 요리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는데, 평생 무엇하나 끝을 보지 못했던 지진부진한 성격에서 하나하나 성취해 가는 기쁨을 이루는 그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이다.

 줄리와 줄리아, 그녀들의 옆엔 그녀를 든든히 지원하고 응원하는 남편이 있다. 그녀들의 공통점으론 요리 외에 바로 이것이다. 따듯하고 사랑스러운 영화의 요소로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연인이 옆에 존재한다는 것. 질투니 불륜이니 하는 감정소모적인 드라마는 물론 없음! 줄리아의 남편역인 스탠리 또한 이렇게 착하고 좋은 남편의 역을 잘 소화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 영화라고 할까.

z3fGJVAGp5pxbf6oCMQXBvlMfRD.jpg

줄리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 그리고 그녀의 직장을 둘러싼 드라마로 전개가 흘러갈때쯤 중간 중간 눈과 귀 그리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 장면들이 한층 재미를 돋군다. 토마토를 써는 단순한 장면을 이렇게 맛있게 표현할 수 있다니 내 귀와 눈을 의심했다. 그렇다, 이 영화의 핵심은 바로 요리, 그리고 그 요리를 통해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녀는 일상에서 잃어버린 활력을 요리를 하면서 발견한다.

 원래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던 그녀에게 남자친구는 요리에 대해 써보라고 조언을 하고, 그녀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진짜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리도 피아노처럼 연습이 필요하고,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줄리는 그녀의 요리들을 전부 실습해보고 그것에 대하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1년안에 책에 있는 모든 레시피를 전부 요리해보겠다는 그녀의 야심찬 줄리/줄리아 프로젝트는 낮엔 공무원, 밤엔 미식가로 드나들며 고군분투한다. 무려 365일 동안 524가지 요리법 익히기, 그녀는 해낼 수 있을까. 요리를 실습해보며 펼쳐지는 그녀의 미각과 음식 영상은 보는 내내 당장 프랑스로 달려가고 싶을정도(아차, 나 프랑스지 참.)


프랑스 요리는 정말 요리법과 그 가짓수가 다양하다.



v5fC4udCQLOzZZRbI87QyQ8V2cd.jpg


줄리아


 프랑스로 남편과 넘어간 줄리아는 요리 외의 어떤 일에도 흥미를 갖지 못하다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에 다니기로 결심한다. 이후, 전설적인 그녀의 요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요리의 달인이 되는 미국인에게 요리와 먹는 재미를 알려준 줄리아 차일드,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국 아메리칸들에게 정통 프랑스 음식을 알린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처음 르 꼬르동 블루를 들어가면서 자신 외 모든 사람은 남자였다는 사실! 자신이 여자라고 해내지 못할거란 편견을 이겨내야 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은 그녀. 지금도 대중앞에 서는 셰프의 모습은 늘 남자란 웃지못할 그림이 한국엔 존재하지 않은가. 몇십년 전인 그때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터. 하지만 플롯은 그녀를 따라올 요리사 하나 없고 당당하게 요리책까지 내며 성공하는 그녀의 일대기를 보여준다. 요리를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했던 그녀들이 빛나는 영화.

 영화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요리들이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그중 가장 침샘이 고였던 건 브루셰타. 토마토와 바질 등 신선한 재료들을 아우러 썬 바게트 위에 얹어먹는다. 가장 순수하게 재료의 맛과 조합을 살린 음식이지 않을까 싶은 레시피다. 물론 초콜렛 푸딩, 부르귀뇽 등 엄청난 음식들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프랑스 음식이 궁금하다면 볼만한 영화로도 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