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eem] - Drawing Tulip
한참 힐링이란 단어가 유행을 할적, 예외없이 혹했던 저는 자주 가던 집 앞 서점에서 컬러링북 한권을 무심코 사게 되었습니다. '힐링'을 위한 명상, '힐링'을 위한 드로잉 등...소위 Inner peace 라고 하는, 내 안의 평화를 찾는 일에 급급하던 때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그 주제와 관련된 모든 상업적 소비를 걸러내지 않고 받아들였어요. 조촐한 끈기로 과연 이 책을 끝낼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역시 몇장 못끝내긴 했지만
먹고 사는 문제로 늘 씨름하는 친구들과 카페에 모여서 하던 첫번째 힐링, 먹기. 두번째로는 책읽기. 한 카페에 오래 앉아있으면 미안했던지라 세시간에 한번씩 다른곳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하루 책 한권씩을 읽고 생각들을 나누곤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컬러링. 사실 음악보다 미술을 더 오래 배운지라 주위에도 디자인이나 미술 관련 전업하는 친구들이 음악하는 친구들보다 더 많습니다. 그냥 조용히 카페에 앉아서 따듯한 차를 나눠 마시고 소소히 얘기를 나누며 컬러링에 집중하는 그 시간이 그렇게 좋았죠. 열심히 색을 칠하다 고개를 들면 친구들의 작품은 허걱..싶은 비교불가의 프로 수준이였는데, 구경하는 재미도 크더라구요. 색을 잘 사용하는 사람들의 미적 센스가 참 부러워요.
사실 '힐링' 이라는 텍스트에 걸맞지 않게 제게 드로잉이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순간 시시한 결과물이 되버리기 때문에 심심할때 찾을 수 있는 취미는 아닌것 같아요. 약간의 스트레스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긴 하지만, 결국 완성된 그림을 보면 작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합니다. 취미 치곤 좀 고되지만 그래도 재밌지 않나요? 컬러링이 취미인 분들은 공감하실지도. ㅎㅎ
저번 겨울에 들어오면서 컬러링북 몇권과 색연필을 들고 왔지만, 큰 포부는 없는데다 작업할 양에 늘 쫓겨서 시간을 내서 그리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한번 손을 댔으니 올해 말까지 끝내는 목표로 잡고 틈틈히 시간 날때마다 시도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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