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연말, 꼭 해야하는 몇 가지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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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에 관한 클리셰들은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나, 매번 첫눈이 오거니 날씨가 영하로 떨어졌다니 하는 이야기가 들려올 때면 어김없이 설레임이 뭉글 피어오른다. 매여있는 일들로부터 자유를 찾고 눈오는 거리를 마냥 걷고 싶어진다.

 들뜬 표정의 배우들, 차분하지만 흥겨운 리듬의 배경음악 등 ‘크리스마스’ 테마를 가진 영화만의 그 특별함이란. 매 해 쏟아져나오는 크리스마스 영화들에게선 거대한 작당이나 신선함은 찾아보긴 힘들지만, 그래도 조금의 기대감은 남겨두는 편이다. 올해 겨울에도 라스트 크리스마스(Last Chritmas,2019), 렛잇 스노우(Let it snow,2019), 클로스(Klaus,2019) 총 10편이 넘는 크리스마스 테마 영화가 개봉되었다. 일정이 바빠 아직 겨울왕국2도 관람하지 못했지만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기쁨을 주는 좋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설레고 있는 요즘이다. 시간 또한 너무나 빨라, 곧 12월을 맞는다.


 크리스마스에 행하는 작은 연말행사가 몇가지 있다. 매 년 콘서트가 있었고, 서점과 알파로 내년 필기구들 축적, 거대한 계획짜기, 연말정산 등이 있었다. 작거나 크게, 서울 또는 다양한 지방에서 멤버들과 캐롤 테마로 공연을 열었다. 매 번 조금씩 각색하여 편곡을 더하느라 공연이 다소 번거롭기도지만, 공연을 열어야 한 해가 잘 마무리 된 것 같았기 때문에 공연 요청 섭외가 들어오는 대로 응하곤 했다. 올해도 연말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 소소하게 클럽 공연을 열어 캐롤 귀벌레화(?)에 이바지 할 계획이다. 보통 작업을 카페에서 하는데, 벌써부터 들리는 캐롤에 이미 질려버렸지만 말이다.


 서점과 알파는 365일 언제 가도 늘 기분 좋아지는 나만의 장소다. 왠지 모르게 문구점에만 들어가면 아이처럼 신이 나, 시간 가는줄 모르고 눈을 빛내며 물건들을 구경한다. 몇백가지가 넘는 펜, 그 중에서 내 손에 쏙 들어오는 알맞는 필기구 찾기란 아무리 행해도 질리지가 않는다. 지우개도 예쁘고 알록달록한것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그냥 투박하고 큰, 흰 지우기개 장땡. 여러 미술 용품이나 스티커, 노트류 등을 구경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서점 또한 마찬가지다. 크리스마 당일에는 쉬는 점이 많아 앞 뒤날에 찾아가서 몇시간을 보내고 양 손 가득 사서 집에 온다. 돌아오는 길에 붕어빵집을 만난다면 더욱 럭키! 소소한 행복으로 연말을 채우고 나면 한 해 동안 일어나던 크고 작은 사고들이 모두 가라앉는 기분이다. 괴로웠던 일 모두 과거가 되어버린다. 지금 이렇게 행복한데 무엇이 문제일까 쏘냐. 이래나 저래나 또 일년을 잘 살았고, 돌이켜보는 지난 하루들도 꽤 나쁘지 않았다.


 글을 기고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공부, 다양한 책 읽기, 사유 정리와 토론 등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 더욱 심도 있는 음악 공부를 지치지 않고 계속할 것. 시간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는 라틴어 수업에서 얻은 문장을 밀도있게 껴안고 살아갈 것. 소소한 행복을 실천하고 타인에게 사랑을 전할것. 모든 것에 감사할 것. 아직 12월이 채 되지 않았건만 마음만은 벌써 정산을 시작했다.


 지난 삶을 반추하다 보면 앞으로의 날들이 더욱 명확해진다.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마음에 무엇을 담을지가. 물론, 비록 명확과 멀어지는 순간이 다시 올 수 있다. 그럴땐 나 자신에게 괜찮다, 하고 토닥거려주며 잘 견뎌내야 한다. 연말이라 잠깐 드는 찰나의 성찰도, 그리움도, 후회도, 계획도 모두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연이은 비보에, 추워지는 날씨에 움츠러들지 않고 다시 힘을 내보자.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가져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을 실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