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그 장면] #9 Cargo | 인류애, 그것을 넘어선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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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n Freeman 이 빛나는 영화


 아버지와 딸의 여행을이 이야기의 핵심이지만 좀비 비슷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류의 흐름과 빠질수 없는 (가장 조심해야할) 살아남은 사람들과의 이야기들. 독창적이고 멋진 연출의 영화라는 추천을 받고 보긴 했지만 별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주위의 찬사에도 불구, 유투브나 리뷰 썸네일의 광고에도 불구, 출시된 2018년 이후에도 딱히 손이 가지 않던 영화였습니다. 그런 저를 움직이게 한,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으로 데뷔할 제가 사랑하는 한 여인이 전 이런 영화같은 연출이 좋더라구요. 하는 말 한마디에 시간을 쪼개 오랜만에 넷플릭스로 시청했습니다. 과연 그녀의 눈에 담긴 연출력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져서요.


 그 한마디에 높아졌던 훅 올라간 기대만큼이나 영화는 초반부터 알수 없는 긴장감 (이미 재난영화, 바이러스류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까닭인지..) 에 팽팽해진 신경을 곤두세우고 영화에 몰입했더랬죠. 주연배우인 Martin Freeman 의 장난스런 웃음에 주름이 배어있는 것을 보며, 시간이 참 많이 흘렀구나 싶으면서요. 처음 그를 본 스크린인 러브 액츄얼리가 벌써 2003년이라니..


 이야기는 주인공인 마틴이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살아남은 와중, 아내와 자신 마저 감염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그에게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가 바이러스에 완전히 잠식되기까지 48시간이 남았고, 그 시간 동안 아이를 맡길만한 곳을 찾게 되죠. 바이러스에 변화는 본인으로부터 아이를 어떻게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쓰며 싸우는 그의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였거니와 중간에 만나게 되는 사람들 또한 모두 스토리를 완성시키는 중요 인물들로 기억에 남네요.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한 장면은 바로, 그가 refugee 에 도착해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를 발견하던 순간입니다. 그는 이미 완전히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그런 그에게로부터 아이를 구해낸 사람들은 그를 처리하려고 하죠. 그때, (스포주의) 그가 아이를 살리려 걸어온 긴 여정 속 만난 한 남자아이, 쭉 함께 그와 동반해온 그 아이가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 앞에 그의 죽은 아내의 향수를 뿌립니다. 죽기 전, 그의 따듯했던 손길을 기억하며 마지막으로 예우를 해주고 싶은 듯이..


 이미 눈도 보이지 않고, 뇌도 정신도 이미 괴물로 변해버린 그가 멈칫합니다. 마치 그녀를 기억이라도 하는 듯이, 얼굴이 편안해집니다. 그 얼굴을 비춰주는 장면에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전 폭풍 눈물이....마지막까지 그를 움직이게 했던 것은 사랑이 아니였을까, 괴물로 변해버린 모든것 속에서 아내를 기억하던 그 마음만큼은 아직 살아있던 거였을까. 기승전결 확실한 넷플릭스 필름 특징인 연출된 감동 포인트임을 알면서도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 장면을 계속 돌려보았습니다. 나도, 나도 만약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누군가를 후각으로 기억할 수 있을까? 물음이 들더라구요.


 적은 대사에 시선 처리, 손 끝, 행동으로 흐르던 멋져부런 연출력에 왜 나는 이 영화를 이제야 봤을까 조금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원래 유명하다는 입소문을 탄 소설, 드라마, 영화는 부러 잘 보지 않는 편인데 편견을 깨고 뭐든 시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어야 하나 봅니다. 영화를 추천해준 그녀에게 감사를 전하고,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께도 권하고 싶은 휴먼 영화입니다.

사진출저-Allo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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