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9월 첫째주 화요일
영어로 사랑 Love 은 명사이기도 하고 동사이기도 하다. 즉 사랑은 만져지거나 보이지 않는 가치를 담고 있는 심오한, 그래서 추상적일 수 있는 '명사적 개념'이면서도 구체적 행동을 예시하는 '동사적 개념' 이기도 한것이다. 인간의 구체적 삶 속에서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것' 또는 누군가에게 '사랑 받는 것'처럼 한 개인에게 삶의 에너지를 주고, 살아감의 의미를 충족시키는 강력한 그 어떤 것이 또 있을까. 그런데 개인적이고 사적인 삶, 그리고 제도적이고 공적인 세계에서의 의 '사랑함, 사랑받음'의 동사적 의미를 실천해내는 것은, 사실상 '정의 Justice'의 문제와 얽히고설켜 있는 참으로 복잡한 행위이며 사건이다. <배움에 관하여>
사랑이라 하면, 난 먼저 가족을 떠올린다. 떨어져 있던 시간이 길었던 내 가족은 늘 내 배움의 지지자가 되어주었다. 뒤에서 말 없이 깨달음을 지지해 주며 사랑해주고 묵묵히 지켜주었던 존재. 생각해 보건데 구성원이 다르든, 떨어져 있든 가까이 있든, 가족은 사랑이 아닐까. 그리고 내 소중한 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것, 정체성의 문제, 연대의 문제, 성별, 인종, 국적, 종교 등의 경계를 넘어서 사랑하는 것, 그것이 코즈모폴리터니즘이 이야기 하는 바가 아닌가..나는 이웃을 그렇게 사랑하고 있나? 참 어려운 일이다.
부모님과 자주 통화를 하는 편인데, 어머니가 사고로 무릎 수술을 받은지 한달이 조금 넘은 시점이라 그런지.. 재활 운동을 하시며 틈틈히 안부를 전해주시고는 하는데 그럴 때 마다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통화를 하면서 걸으시는데 도로를 보지 않고 내 얼굴을 보시며 얘기할때 아이를 내놓은 것과 같이 두렵다. 앞을 보고 걸어요 엄마, 차 조심하고 얼른 집에 들어가세요 재촉을 하지만 엄마는 그냥 괜찮다고만 하신다.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엄마는 괜찮아, 아빠는 괜찮아를 자주 연발하시는 경향이 있다. 부모 마음이 다 그런거야 하셔도 나는 자식됨으로서 이 말을 가장 흘려듣는 편. 자식이니까 더 좋은걸 해주려는 마음 모르는건 아니지만 엄마 아빠니까 괜찮은게 어딨어, 엄마 아빠니까 가장 좋은걸 해줘야지 하는 마음이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곡은 사랑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데, 아니 있을지도.. 작사를 하면서 퍼즐같이 맞춰지는 그 희열을 이 곡에선 사실 온전히 느끼지는 못했는데 그렇기에 약간만 손보고 결과를 봐야 할것 같다. 마스터링이 잘 되겠지?...곧 녹음을 해야하는데 몸이 찌뿌둥하고 완전히 깨지 않아 물만 마셔대고 있다. 글 올리고 나면 스트레칭을 좀 해야지.
9월 중순쯤 엄마가 음식과 필요한 물건등 이것저것을 택배로 보내실 예정이다. 2-3개월에 한번씩 보내주시고는 하는데 매번 받을 때가 되면 그렇게 기다려질수가 없다. 친구들이 편지와 과자가 한무더기 들어있는 택배를 보낼때도 마찬가지. 자주 창 밖으로 오는 큰 택배차를 눈으로 쫓곤 한다. 이번 봄에 받은 한 상자 안에는 손 발을 따듯하게 해준다는 우엉차가 잔뜩 들어있었는데, 춥게 지내지 말라고 걱정해주던 친구의 마음이 참 고마웠다. 차도 요긴하게 잘 마셨고. 상자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대충 알지만서도 매번 그런게 좋다. 누군가가 날 위해 그 먼 거리에서 무언가를 보내준다는 것 자체가 난 사랑받고 있구나 를 느끼게 하니까. 매일 생각하면 또 시간이 기똥차게 느리게 갈테니까 하루에 한번씩만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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