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9월 마지막 날
눈부시던 햇살의 가을이나 바삭한 낙엽이 가득한 길 위를 걷던 느낌, 저녁 산책에 소소히 즐기던 시원한 바람이 당연해져 가는 9월의 마지막도 다가왔네요. 마즈막, 마즈막히 같은 명사를 붙이는 것을 즐기진 않지마는 흘러가는 시간을 기록해두고 싶거나 붙잡아야 할 것 같을 때는 어김없이 순서를 나열해보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웃과 반갑게 인사를 나눠본 것은 언제였나,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던 것은 언제였나… 그러다 결론은 산책을 가본 게 언제였나. 로 끝이 났습니다. 문득 집의 큰 창으로 하늘을 곁눈질로 확인해보고 싶어졌어요. 오늘처럼 하늘이 맑은 건 언제였을까 싶어서 걷기도 할 겸 걷기 편한 레깅스를 신고 가벼운 코트를 어깨에 걸친 후 씨떼 섬으로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해가 좋은 날, 어김없이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큰 선글라스를 끼고 동네 가게에서 산 와인과 강두리를 찾아 얘기를 나누러 오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찍었어야 했는데, 건너고 나서야 늘 뒤늦게 카메라를 켜는 나. 반대편 휘 뷰가 더 멋있지만 없으니 일단은 하늘이 잘 보이는 이 사진으로 만족.
센느강은 언제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이상한 특징이 있어요. 어느 날은 눅진한 초록색이었다가 어느 날은 진한 남색, 어느 날은 회색빛이 돌다가 어느 날은 그림자가 져 얼룩덜룩하기도 해요. 마음의 문제인가 라고 서정적으로 접근해보자면 지금 제마음은..
조용히 대화를 나눌만한 비밀스러운, 햇볕이 가려지는 유일한 섬. 오늘따라 물에 반사되는 햇빛이 너무나 예뻤던 것.
강 뷰 사진으로 마무리합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듯, 큰 나무들 잎새들은 노랗게 물들어 떨어질 날만 기다리고 있는듯합니다. 다시 또 꽃피우고 푸르게 잎을 피워낼 봄이 오길 기다려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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