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이 서있어야 할 자리" - ⟪ 이권우의 책과 세상 ⟫

"우리몸이 세계라면"

    어떤 것은 당연하다 느끼고, 어떤 것은 새롭다고 느끼게 되는 그 기준은 무엇일까. 일상에서의 사소한 일조차 간과하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내 주위에 있는 사물들은 그렇게 지어졌는데, 내가 마시는 물, 내가 복용하는 약은 어떻게 연구되고 만들어졌기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에게 과학자나 연구원은 아닐지라도 삶을 살아내며 끊임없이 이런것들에 질문하고 도전하고 '왜?' 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를 김승섭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이권우의 책과 세상

    지식인이 서있어야 할 자리는 어디일까. 이권우 저자의 서평처럼 돈과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니라, 가난하고 차별받고 상처받고 소외된 무리의 곁으로 가야 한다는 그 자리는 본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배제되고 차별받고 소외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십분이나마 세상에 알리는 고마운 책으로 이번 한국행에서 가장 먼저 읽었던 책이다. 정말 오래전부터 여성의 몸과 영혼은 사회의 모든 구조와 영역에서 배제되어 왔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알게되면서 사회역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그 수많은 근절되어야 할 잘못된 기록과 인식을 이제는 모두가 바로잡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책은 우리 몸에 대한 상식이나 지식이 어떻게 발생했고, 그것이 과연 올바른가를 문제 삼는다. 사무실 적정온도는 21도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 기준이 1960년대에 몸무게 70㎏인 40세의 성인남성을 표준신체로 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미국 식약청은 불면증 치료제인 졸피뎀의 처방용량을 반으로 줄이라고 권고했다. 기존의 10㎎을 먹으면 15% 정도의 여성에게는 운전에 지장을 줄 정도의 약이 혈액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남성은 3% 정도였다. 여성을 배제한 의학연구의 한 상징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각도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과 차별을 알리는 여러 인터뷰와 강의 등 ‘스피크위드유(Speak with you)’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을 조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조사 방법론을 공유하기 위한 워크숍이다. 가장 아픈 사람이 가장 무거운 짐을 감당하는 이 싸움에서, 그 짐을 나누어 짊어지는 길을 찾고 싶었다는 김승섭 저자는 12월 5일 '미투 운동' 으로 세상과 맞서고 있는 서지현 검사를 만났다. 인터뷰 링크를 공유한다.

서지현이 쏘아 올린 작은 공 - 시사IN 인터뷰 동영상
서지현이 쏘아 올린 작은 공 - 시사IN 인터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