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7번째 성공
파리에 살면 좋은 점을 꼽으라면 단번에 술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나쁜 점도 얘기하라면 그것도 물론 만만치 않게 많습니다. 단점으로는 생활이 여기에 묶여 있으니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바로 날아갈 수 없다는 건데….
축하해주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 지나가고 파리에 산 햇수가 늘어나다 보니 절대적으로 꼭 놓치면 안 되는 것들 외에는 무뎌지네요. 가령 친구의 승진을 카톡으로밖에 기뻐해 주지 못하고, 동료의 앨범 발매, 각종 공연은 당연히 못가기 일쑤죠. 음원 재생수를 늘려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남아있지 않아서 미안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정말 놓칠 수 없는, 꼭 직접 축하해주고 싶은 결혼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오늘 선물까지 준비를 드디어 마쳤어요. 일 스케줄을 조정해 겨우 날짜도 맞춰놓고, 부탁받은 축가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당일 입을 옷 쇼핑까지 끝! 축가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딨겠냐는 말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결혼선물은 따로 드릴 생각이었습니다. 가능하다면 한 가지 부탁한다는 물건이 있긴 했지만, 워낙 구하기 어려운 것이라 프랑스 남부엔 비교적 많다는 얘기를 들어서 훅 날아가서 구해야 하나 싶었거든요. 이 선물이 과연 무엇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ㅎㅎ
좋은 소식으로는, 9월부터 이 선물을 찾아다녔는데 드디어 오늘 구했습니다. 12월의 이 결혼식이 얼마나 즐거울지 기다려지네요. 선물은 받는 것보다 줄 수 있을 때 더 기쁜 것 같습니다. (가끔은 받기도 하고 싶다는 거..)사랑도 받는 것보다 줄 때가 좋고 (주고받을 때는 두 배지만) 음식도 내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게 더 좋은(춰퀄렛 하나로 싸울 때도 있지만..)사실이 새삼 와닿는 오늘이었습니다.
핸드폰 기록으로 오늘 이동한 거리를 계산해봤는데, 일정이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는 바람에 파리를 두 바퀴 반정도 돈 듯 합니다. 내일의 아뜰리에 수업을 위해 이만 자러 가요. 모두 따듯하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