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합주. 또 연습. 또 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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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스트 프로젝트와 함께 자작곡 발표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다시 또 합주를 미친듯이 달려야 하는 시점. 날씨가 좋으면 잠깐 광합성을 하러 밖에 나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레슨을 하거나 집에서 연습, 스튜디오 에선 합주, 이어지는 수업의 반복인 일상이다. 따로 쓸 것도 없이 단조롭기에 사실 조그만 자극에도 파장이 어마어마하다.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에 온 마음이 휘청거린다.

    연주 소식. 좋은 드러머를 만났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이란, 기본기를 갖추고 있는 건 당연하거니와 성실하고 매 연주에 집중도가 높은 드러머란 뜻이다. 아무리 잘쳐도 나만 따라와 하는 식의 독주는 곤란하고, 연주 내내 혼자만의 연주에 빠져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연주자는 사양한다. 근데 이 친구는 실력이 눈에 띄게 늘고 있고, 같이 연주하는 친구들을 내내 살피며 밸런스를 섬세하게 맞춰낸다. 곧 있을 연주에 없던 파트를 넣고 싶어지는 실력이다. 앞으로 몇 연주를 같이 해볼 예정이다.

    마음에 맞는 연주자를 만난다는것, 그리고 함께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천운이지 않을까. 10년 넘는 밴드의 희소성은 가히 칭송받아 마땅한 것이, 오랜 시간 동안 한 마음으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는 동료 뮤지션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오랫동안 연주를 같이 해온 멤버들이 있지만 모두 아쉽게도 한국에 거주하기 때문에 프랑스에서 같이 활동할 동료들을 늘 모색중이다.

    그 중 참 고마운 사람을 언급하자면 아코디어니스트 제찬님이다. 파리에서 만난 후로 같이 여러 곡을 작업하고 연주를 해왔는데, 척하면 척으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이로 현재 트리오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또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서로 동기부여 되는 음악을 항상 같이 듣고, 토론하는 돈독한 인연이기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활동을 같이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다.



    밥먹는 시간과 연습하는 시간 외에는 글을 쓰며 시간을 보낸다. 몇년간 모아둔 사진집을 꺼내 책 사이사이에 예쁘게 자리잡을 구성도 보고 있는데, 워낙 좋은 사진이 많아 출판이 되면 책을 구매하는 분들에게는 엽서로 제작해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그 엽서에 쓰인 사랑과 그리움의 말들이 전세계 어디론가 보내져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전하고 싶은 말은 늘 입 안으로 삼키기만 하기에, 엽서가 제작되면 내가 제일 먼저 쓰지 않을까 싶지만.

    엽서에 쓰고 싶은 말이 몇 떠오르지만 막상 쓰자니 망설여지는데, 책에는 적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살다보면 의도치 않게 가끔은 거짓말도 하게되고 상처받지 않으려 허세를 부리기도 하지만 내 책에 만큼은 진심을 담고 싶다. 존경하는 저자들 또한 이런 마음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