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딜레마ㅣ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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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친밀함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욕구가 공존하는 모순적인 심리 상태를 '고슴도치 딜레마'라고 한다.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와 불안장애를 앓으며 정신과를 전전한, 여러 여정을 걸어온 그녀의 담담하지만 울림 깊은 말들은 덮어놓고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한창 에세이 부문에서 유행하던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왠지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쓰여져 있을 것 같다고 직감했고, 틀리지 않았다. 서점에 서서 허겁지겁 그 책을 읽어 내려가던 때, (인터뷰-짧은 글로 번복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술술 읽힌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절은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건 내가 자유로워지는 하나의 방법이다' 라는 부분이였다.

하지만 내가 맞는다고 해주는 사람하고만 있으면 어리광쟁이가 된다. 그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점점 더 겁쟁이가 된다는 걸 안다.



 별 것 아닌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크게 영향을 받는 나 또한 가벼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가벼웠다가 무거웠다가를 반복하는 내 증세는 만약 우울증에 무게가 있었다면 100g 즈음에서 1t 까지 도르레를 단것 처럼 왔다갔다 했을테다. 그 무게를 감당 할 만한 깜량도 용기도 없었던 나는 그 자체에도 괴로워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그녀의 손짓을 알아보고 나서 조금은 안심했다고 볼 수 있다. 건강한 방향성에 대하여, 그녀만의 철학에 대하여 알 수 있는 고마운 책이다.


 가장 멋있었던 한 구절.

나는 예술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