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힐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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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다리 밑


 정말 오랜만에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마감, 시험, 프로젝트, 연습 등은 그냥 내버려둔채) 오후 내내 나만의 시간을 즐겼다. 혼자 있으니 마음이 어찌나 편하고 자유로운지, 며칠간 내내 사람들과 볶던 시간에서 겨우 벗어나서 일까 두세걸음은 스킵하고 거의 뛰어다녔다. 늘 겹치는 몇 프로젝트가 이번에 절정기를 맞아서 책 출시와 맞물려 정체되고 있기에 잠깐 머리에도 휴식을 줄겸 카페에 다녀오고 세일하는 옷가게를 기웃거리기 까지.

가장 기분 좋은 일은, 지금까지 아무일 없이 살아내었다는 것. 아니 오히려 많았던 풍파를 다 흘려내보내고 거뜬히 뛰어넘어 성장한 나로 서있을 수 있다는 것. 뜬금없지만 갑자기 내 자신을 쓰담쓰담 해주고 싶어져 맛있는 디저트도 하나 먹었다.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런 사소한 여유를 부리는 일. 집-연습실-가끔 공연-매주 행사로 지나가버린 내 청춘이 (물론 후회하진 않지만) 지금에야말로 조금 천천히 가도 돼, 내 자신을 돌아보자 라고 말하는 것 같달까.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터무니없는 말이 한창 유행일때만 해도 정말 그런가보다 싶어 내 자신을 못살게 가만두지 않고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일하며 살았다.

 물론 지금은 100%의 자력으로, 충분히 공간 있는 여유로움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어느정도의 생활 밸런스-즉 바란스를 찾아가는, 건강한 라이프를 지향하게 된 정도의 레벨은 갖춘 사회인이 되었나 싶다. 여러모로 부족하지만..한없이 진지하기도 하지만 또 한없이 어이없고 터무니없는, 바보같은 것들을 좋아하고 만화영화에 열광하며 음악에 울고 웃는 순수한 아이같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이 되고싶다. 내 자신을 가장 사랑해야 타인도 사랑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는 것을 이제는 아는, 한층 성숙한 어른이.

 그런 의미에서 불편함을 외면하는 삶은 더이상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작은 실천이지만, 불완전할수 있더라도, 그 실천에 의의를 두고. 불편함을 직시하고 나부터 성찰하는 것부터 변화는 생기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