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서있는 곳' - ⟪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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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minism Is For Everybody. 문화평론가이자 페미니즘 작가인 벨 훅스 bell hooks 는 자신의 이름에 대문자 (Capitalization)을 쓰지 않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 문법 규범주의를 파괴하려는 시도에 중점을 둔다. 언어 그 자체는 인종주의와 성 차별주의, 그리고 일반적으로 현상 유지를 지원하는 구조이기에 언어를 해체하고 언어 및 문법적 문지기를 제거하는 것은 정신적 육체적 해방에 중요하다는 메세지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있다.



    십대 때부터 인종차별과 성차별에 대해 사유하며 글쓰기를 시작한 그녀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 학사학위를,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UC 산타크루즈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교수가 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각도에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를 책으로 만난 것은 두번째로,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편찬된 2015년에 한국어로 접하게 되었다.


    페미니즘 운동에 헌신하고 가부장제에 도전해 변화를 일궈내기 위해 해를 거듭할수록 더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그녀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변화를 위해 늘 노력하고 성차별주의 sexism 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의 사슬을 끊어내리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삶에 페미니즘 투쟁이 선사한 해방의 기쁨을 나누려 애쓰고 있다고 한다.




    그녀에게서 얻은 수많은 교훈중 내가 가장 마음 깊이 새기는 말은 '자매애는 강력하다 sister is powerful' 라는 진리다. 성차별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수많은 갈래로 촘촘히 스며들어있는 가부장제 밑에서 평생을 살아온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대표적이고 쉽게 빠지는 프레임인 '여적여 -여자의 적은 여자다' 라는 말에 대해 쓴 나의 생각 일상 속에서 잃지 않고 싶은 것은 지금껏 해 온 것처럼 예민하고, 더 예민하게 질문하기 포스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제는 우리가 알아왔던 모든 것에 질문을 하고, 가려져 있는 차별의 그늘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감히 꿈을 꿔본다.


    단순하고 당연하지만 복잡한 구조와 억압으로 당연하지 않게 우리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한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라는 의문에 대해 이 책은 말한다.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 이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해답을 연구하고, 싸우고, 투쟁하고 지켜오고 변화를 이끌어온 그 역사가 이 한 문장에 비춰진다. 궁금하면 책을 읽어봐주시라. 내가 읽어본 그 어떤 페미니즘에 관한 책보다 가장 대중적이고 쉽게 서사되어 있다. 인간의 역사 속 끊어낼 수 없는 억압과 착취의 굴레에서 피해받아온 그 대상들의 애환, 그리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게 할 수 있는 희망을 이 책에서 발견하리라 확신한다.

남자들은 몇 번이고 내게 페미니스트들이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나는 그들을 믿는다. 그들이 변화하고 성장할 능력을 갖췄음을 믿는다. 그리고 그들이 페미니즘을 더 잘 알게 되면 더이상 페미니즘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페미니즘 운동을 통해 그들 역시 가부장제의 속박에서 풀려나리라는 희망을 보게 될 테니 말이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벨 훅스, 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