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즈모폴리탄 철학자 강남순 교수 "교회, 페미니즘에서 희망 찾아야" 기사
잘 켜지 않는 네이버를 오랜만에 들어가보았다.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오늘자 14:39에 최종수정 된 이 기사를 몇번이고 재독하였다. 전해주고 싶었을 수많은 이야기를 기사의 형식에 맞게 함축하는 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려 애쓰신 그 노력이 묻어난다. 페미니즘 담론에서 빼놓지 않고 거명되는 학자인 강남순 교수님은 최근 에세이집 <매니큐어 하는 남자>(한길사)를 발표하신 후 지난 몇년간 활발했던 활동에 대하여 간략하게나마 기사에 답하셨는데 마침 이번 한국 일정에서 가장 먼저 찾아본 개정판 <젠더와 종교>, <21세기 페미니스트 신학> 에서 느끼고 메모한 몇가지들에 대한 표면적 질문들을 찾을 수 있었다.
기사: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32&aid=0002914080&sid1=001
-페미니즘이라면 ‘여성 중심’이라는 개념을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되는데,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여성도 인간’이라는 주장에서 출발했지만 페미니즘은 젠더는 물론이고 인종, 계층, 장애, 성적지향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인간’이라는 개념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모든 인간의 평등성을 제도화하고 실현하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 그 차별성과 불평등성을 근원적으로 비판하고 바로잡는 것. 그것이 페미니즘의 궁극적 목표지요.” -기사중
20여년 전에 쓴 글이 아직도 조명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양가적 감정이 든다고 이야기하는 강남순 교수님의 이야기에 사뭇 공감이 되었다. 7년 넘게 강의를 다녔는데 옛날에 했던 똑같은 얘기를 해야하고, 페미니즘이 가장 절실한 한국 사회에 달라지는게 없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얼마나 치열하게 연구를 하고, 강의를 하며 소통을 갈망하고 가르쳐 오셨을까 십분 이해가 되는 부분. 아무리 뭘 어떻게 해도 이 세계는 변하지 않는 구나, 라는 좌절감이 생기셨다고. 그런 좌절감을 극복해야 할 적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으신 후로 끊임없는 독자들과 학생들과의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이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가져온다, 차이 를 가져온다.” 라는 말씀이 이 기사에도 나와있다.
특히나 네이버에서 소개되는 몇 인터넷 기사들은 댓글들은 무지한 익명성에 기댄 집단 무차별 인신공격, 젠더 싸움, 나이, 종교, 소수에 대한 배제를 일삼는 곳이라 부러 보지 않는 편인데 역시나 이 기사에 달린 글들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기사가 어떤 기준으로 쓰여지는가, 누구에 의하여 어떤 시각으로 쓰여졌는가도 성찰할 필요는 있겠지만 대부분 이런 악의성 댓글에는 어떠한 관심을 둘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껴진다.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출판 기사에 사진이 고릴라 같다는 인신공격성 댓글에 좋아요가 몇백개가 넘는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여러 저작을 통해 비판적 성찰과 정의를 이야기해 오셨습니다. 신작 <매니큐어 하는 남자> 역시 ‘좋은 삶’을 위한 실천적 방안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시선입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아야 한다는 거지요. 페미니즘을 비롯해 다양한 학문적 ‘이즘’이 존재하는데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성을 어떻게 실천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사회적으로, 외적으로 어떤 모습을 드러내고 있든 그 누군가는 각기 인격과 각자의 얼굴을 가진 대체 불가능한 사람입니다. 그런 시선만 갖고 있다면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일은 있을 수 없지요. 전 그런 차원에서 미디어가 인터뷰이를 다룰 때 나이를 표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사로 인해 떠올라 더욱 읽혀질 교수님의 글과 연구들, 그로 인해 깨어날 형제 자매들이 기다려진다. 나도 모르게 행하고 있을 혐오들과 편견에 맞서 싸우고 있는 많은 용기있는 사람에게 이 기사가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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