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배움의 공간

55ED6D2B-2401-4E2E-8916-7B74BAB9A49A-18364-000004F7A45B8057.JPG

2198740D-E185-42C9-9A5E-068CA02264D5-18364-000004F7A0527B92.JPG

6D0D48FF-C010-4312-AC08-861CD5546666-18364-0000052C899F9F65.JPG

8729E30F-BA86-491F-BBD9-E3F01C097BF2-18364-000004F7A6450B01.JPG



 아주 오랜만에, 학교에서의 시간을 기록해보았습니다. 늘 자신과의 싸움을 옳은 방향으로, 그리고 올바른 방법으로 가르쳐주고 배움을 나누는 고마운 공간이기에 한번쯤은 사진으로 남겨야지 싶었는데 드디어. 역시 사람은 글로 무언갈 하겠다는 의지를 남겨야 하나봅니다. 사진속의 장소는 아뜰리에인데, 이 곳 말고도 공연장 무대를 바로 올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보통은 이 Salle (방)에서 맞춰보게 됩니다.

 제가 도착하면 하는일은 마이크 케이블을 주섬주섬 챙기고, 주위를 정리하고, 보면대를 챙기고, 믹서와 스피커를 연결해 제 목소리를 맞출 수 있는 밸런스를 잡는 것입니다. 준비가 끝나고도 시간이 좀 남으면 피아노 앞으로가 미리 도착한 동료들과 목을 풀고, 그날 연주하게 될 Grille (곡)을 맞춰봅니다. 아, 월요일 싫다 집에 벌써 가고 싶다 징징대는 대화와 함께요 (세계 어딜가나 월요병은 존재하는가봐요).

 학부때 수업을 받던 대부분의 교실과는 달리 여기서의 수업은 모두 햇볕이 따스히 들어오는 지상층인데다 밖으로 보이는 초록색의 정원이 일단 연습과 무대에 대한 스트레스를 좀 완화시켜주는 듯 합니다. 솔로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순간적으로 텐션이 확 올라갈때, 서로 워-워- 해주며 밖을 보고 진정하라고 해주기도 하죠. (물론 날씨가 좋을때만)

 곧 겹치게 되는 여러 공연들이 4월말부터 6월까지 주르륵 있을 예정인데, 가능하다면 모두 동영상으로 기록을 남겨 편집을 해볼 예정입니다. 찍어주고 싶다는 친구들은 여럿 있으나 그동안 시간이 안맞기도 했고 그날 셋이 맘에 들지 않아 부르지 않았던 적도 있거든요. 하지만 이젠 컨텐츠가 부족해졌기에 (!) 뭐든 기록으로 남길 생각입니다. 스팀잇에도 곧 공개를 하게되겠죠.

 매주 가는 아뜰리에, 그리고 소중한 동료들. 돌아오는 길엔 녹초가 되어 집에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지만, 그래도 고마운 시간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무대를 준비하고 마치며 집에 돌아가서 곱씹고 영상을 번복해 돌려보고 다시 레퍼토리를 재정비해 무대를 세우는데 까지 수많은 좌절과 성장이 존재했다. 현재는 파리에서 내 이름으로 공연을 올리려 준비를 하고 있는데, 사실 이 텀이 학업과 이어져서 석사과정과 동시에 이루어지려니 계획보다 길어지고 있고, 그래서 또한 무대의 목마름이 심해지고 있는 듯. 동료들에게 초대되어 Jam에 조인하거나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 무대 또는 버스킹은 쉬지 않고 해왔으나 내 이름만을 내걸은 공연을, 그리고 그 공연 티켓값에 부족하지 않은 무대를 올린다는 일은 객원으로 참가하는 바와 의미가 절대적으로 다르기에 준비기간이 더 길어지는 것 같다. 무대를 쉰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일한다고 할 수도 없는 무와 유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짙은 결과가 나올지 늘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