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회복하는 중, 책 출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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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3분기가 지났습니다


 한달의 반 이상을 잦은 해외출장으로 이나라 저나라 뛰어다니는 사람들과 비교하자면 지금의 제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일년에 한번도 비행기를 타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하자면 전 꽤나 버라이어티한 여행을 생각보다 자주 맞이하는 편입니다. 지금은 론 카터와 시더 왈튼의 Little Waltz 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어요. 조용하고 밝은 집 거실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베이스소리에 이제서야 몸이 좀 회복단계에 안착한 듯 합니다.

 2주가 좀 안되는 시간동안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어머니와 가족을 챙기고, 스케줄을 소화하고 돌아오니 언제나처럼 모든것은 그대로인데, 고마운 친구들이 그래도 제가 없었던 시간동안 파리는 텅 비어있었다며 반갑게 맞아줍니다. 한동안은 또 2주동안 못보았던 친구들을 만나러 시간을 보내겠지요.

 이번 한국행에서 가장 중요했던 어머니 마음과 몸 챙기기는 일단락 성공으로 귀결된 듯 합니다. 서프라이즈로 방문했기에 큰 캐리어들을 조용히 끌고 집앞으로 가 살금살금 초인종을 눌러 열리는 문 앞에서 어머니를 깜짝 놀래켰던 그 시점으로부터 짧았던 시간이었지만 동생도 만나고 가족과 사진도 찍는 등 많은 일을 했어요. 놀라 우셨던 어머니는 다음부턴 혼자 그 먼길 왔다갔다 하지말고 미리 연락을 주고 오라며 나무랐지만 좋으셨던지 마음이 벌써 치유된듯 보였습니다.

 몸 어느 부분하나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없죠. 하지만 다리는 특히나 움직이는 행동 반경을 극적으로 제한해주니 집에만 계실수 밖에 없는 어머니가 얼마나 답답하셨을지, 자주 전화밖에 못드리는 제가 많이 속상했어요. 고마운 도움들로 계획할 수 있었던 이번 한국행에서 가장 기뻐하셨던것은 어머니께 참 감사함을 느낍니다.

 또한 다시금 앞으로 해야할 일들은 무엇인지, 내가 쥐고 있던 것들은 어떤 것이였는지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워낙 긍정적인 면이 큰 제 성격이 이럴때 참 도움이 됩니다. 12시간의 비행과 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마음만큼은 비온뒤 숲처럼 고요하고 맑아졌으니까요. 위로와 힘을 건네준 고마운 한국의 친구들 덕분에 맛있는 음식과 좋은 대화를 마음껏 누리고 돌아왔습니다.

 파리가 이렇게 여름에 한층 가까워진 지금, 한국의 기후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잠깐이지만 제가 머물렀던 동안은 감사하게도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 낮음이였는데요. 그럼에도 목과 코, 눈은 난리가 나서 이빈후과와 안과를 밥먹듯 다녔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병원을..흑..) 갑갑하고 따가운 눈, 원래 화장을 좀체 하진 않지만 여기에 화장까지 하게 되면 굉장히 불편할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화장으로라도 얼굴을 가려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하는 것인가..?

 최근에 다녀온 매그넘을 기점으로 사진에 조금씩 관심을 두고 있는 도중에 블로그용으로 살짝 기록하던 앨범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약 1년전 팔았던 dslr 로 찍혔던 사진들에 서툴지만 그때 그 감성이 잘 담겨있더라구요. 다시, 카메라를 살까... (할부라는것이 존재하니) 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 왠지 시간을 분 단위로 좀 더 그 시간속에 살게되는 느낌이 들어요. 평소에는 그냥 아무생각 없이 지나쳤던 길목도 카메라를 한번 더 들이밀게 되면서 머물게 되니까요.

 파리는 지금, 봄이 왔어요. 붉은 하얀 다양한 꽃들이 천지에 기지개를 펴고, 한껏 포근해진 낮은 점점 길어져 7시에도 환한 거리를 선물하고 있어요. 덕분에 알러지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는 있지만...이제 점점 길어지는 해는 밤 9시에도 집에 들어갈 생각을 안하겠죠? 겨울엔 따듯한 (다른)곳에서 지내고, 여름에만 파리에서 지낼 수 있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지네요.

책 출간


 다시금 밝아진 날씨에 제 마음도 한껏 부풀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은 유독 길고 매서웠어요. 그나마 블로깅에 매진했던 3월도 끝나고, 이제 마무리된 책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러 일들이 겹쳐지면서 기대 이상으로 책이 더 완성도 높아지고 있어요. 탈고를 한 시점으로부터 딱 한달, 그동안의 파리에서의 생활을 담은 이야기를 담담히 써 풀어놓았습니다. 사진도 군데군데 집어넣어 읽기 너무 힘들(?)지 않게 만들었어요. 표지작업만 끝나면 일단 E-book 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샹송 시리즈와 파리일기 시리즈에 아낌없는 보팅과 댓글,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주신 몇분을 간추려 책을 메일로 보내드릴 계획입니다. 감사의 의미로 첫장에 닉네임을 박아서 Special Edition 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제 메일 laylasings4u@gmail.com 으로 책에 쓰여질 이름 또는 닉네임과 함께 메일 보내주시면 책 완성과 함께 각인해서 pdf 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블로깅 초반부터 꾸준히 응원해주셨던 @kyslmate @glory7 @hwan100 @kiwifi @steemitjp @ioioioioi @thelump @eversloth @fgomul @hermes-k @jungjunghoon @songjechan @pediatrics @byubat @bree1042 @blockchainstudio @heongjoongyoon @cyberrn @ogst0311 @eric66 @trueimagine @byubat @powerguy @ulockblock @pepsi81 @eternalight @centering @jaydih @tutorcho @wisecat @joeypark 님 메일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파리는 올해들어 최고의 날씨를 보여줄듯 합니다. 한국은 지금쯤 저녁먹을 시간이네요. 모두 좋은 저녁 되세요!

p.s. 생각해보니 오늘 4월1일이네요. 음... 만우절을 노리고 쓴글은 아니니, 안심하시고 메일 보내주시면 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