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에의 용기 (1):"저항할 수 없는 사랑의 언어: 키스"> 강남순

photo1444839368740f0d3572f8067.jpeg

“사랑의 현존은 삶을 의미와 목표로 가득 채울 수 있다, 그리고 사랑의 부재는 삶을 황량한 사막으로 만들 수 있다.”
(The presence of love can fill life with meaning and purpose, and the absence of love can turn life into an empty desert.--Robert Wagoner)

'사랑에의 용기'

 현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로 계신 강남순 교수님이 2019년 봄학기에 가르치는 새과목에 대하여 짧게 글을 남긴 바가 있어 옮긴다. '정의를 위하여', '배움에 관하여', '코스모폴리터니즘과 종교' 등의 저자이기도 한 교수님은 미약하게나마 바둥대던 나의 배움에 관한 목마름을 책으로, 강의로, 그리고 존재만으로 채워주고 계시는 소중한 분이다. 흥미로운 강의를 널리 알려주셔서 배움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시니, 감사한 마음에 이렇게나마 공유로 남긴다.


 이번에 공유하신 이 강의는 '사랑에의 용기'라는 타이틀 답게,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학문적 관심을 가지게 된 그 시점의 이야기를 푸는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이 강의 만큼은, 모든걸 다 내려놓고서라도 날라가서 도강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것과 관련된 모든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주제를 다루는 이 강의에 대하여 읽고선 페이스북과 기사로만 접하는 바다 건너 그 어느 소식을 들었을 때보다 더 설레는 경험을 했다. 이 강의실에 앉을 수 있는 학생들은 얼마나 운 좋은 학생들인가, 그리고 얼마나 감사할 배움일까.


 '사랑 세미나'를 개설하면서, 교수님은 그 세미나의 작은 열매를 맺는 방식 중의 하나로 글로 자취를 남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글로 자취를 남기지 않으면 모든 것은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이유인데, 기록에 대한 문맥은 어느 곳에 어느 장소에 다양하게 삽입해봐도 통하는 부분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키스’란 무엇인가. 무엇이, 그리고 어떠한 힘이 두 연인을 그토록 오랫동안 서로에 대한 갈망을 강렬한 몸짓으로 드러낼 수 있는가. 소위 ‘프랜치 키스(French kiss)’라고 불리는 연인들 사이의 키스의 기원이나 의미가 무엇이든, 두 연인의 키스는 논리적 해석을 넘어서는 강렬한 언어로 존재하는 것이다. 말이나 글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새로운 ‘언어 너머의 언어’로 키스는 그 강렬한 언어를 담고 있다고 하는 것을 나는 공원에서 느끼게 되었다. -출저 강남순 저자 페이스북



"비슷하게 고찰해왔던 부분으로, 한국에서는 악수 또는 절 그리고 미국에서는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는데, 프랑스에선 처음 본 사람들과도 볼을 맞대며 키스로 인사를 나누는 걸 접한지 벌써 몇 해가 넘어간다. 처음, 이 키스 문화엔 도저히 익숙해지기 쉽지 않았다. 동료들은 그렇다 쳐도 처음보는 친구의 친구, 시간과 장소 가리지 않고 볼에 키스를 하는 인사가 참 낯설었다. 지금이야 누굴 어디서 만나던 반가운 친구던 처음 만나는 소개받는 사람이던 자연스레 키스로 안부를 묻곤 하지만 아직도 나는 프랑스식 인사인 키스 보단 미국식 인사인 포옹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서로의 심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서로의 체온을 느끼는 것만큼 상대방의 안부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각 문화의 장점만 혼합한 패키지식 인사를 나누는 것은 어떨까. 안녕이란 말과 함께 만나면 포옹을 하고, 볼 키스까지 진하게 나누는 인사는 것이다. 상대방의 목소리도 듣고, 체온도 느끼며 마무리로 볼 키스까지. 완벽하지 않은가?"


-까지 현재 집필하는 책에 써놓았던 부분이다. 우연하게도 도처에 널려있는 키스하는 연인들을 관찰하면서부터 시작하게된 고찰은 교수님이 강의하는 이 시기에 맞물려 세상에 나오게 될 것이다. 사랑의 언어중 하나인 몸짓과, 그에 대한 철학적 접근은 한번쯤은 살면서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사랑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말과 '사랑이 있어야지만 말이 되는 부분은 없다. 규정도 불가능한 것들, 두리뭉실한 상에 사랑을 끼워맞추고 있다. 모든 것에 사랑이란 요소를 빼도 말이 된다' 라는 두 양상의 말을 어떻게 접근해서 해석을 해야하는 지는, 귀 기울여 연구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