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리더기 < 크레마 사운드 > 리뷰
생에 첫 한글 이북 리더기
아마존의 킨들 페이퍼화이트 리더기 구버전을 텀을 두고 각각 1년씩 써본 이력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독서량이 현저히 늘었던 점, 핸드폰이나 SNS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줄고 내 지적활동에 시간을 더욱 투자하게 되었다는 점 이외엔 딱히 단점을 찾지 못했었죠. (굳이 고르자면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터치화면을 계속해서 눌렀다가 손가락을 뗐어야 하는 점..) 하지만 전자잉크는 이롭다는 점을 확실히 느끼고 있던 찰나, 한글 책을 좀 더 많이 읽자는 다짐과 함께 2019년을 맞이한 후 다른 이북 리더기에 눈을 돌리게 되었어요. 마침 최근에 한국에 가면서 미리 유투브와 블로그로 리뷰를 찾아보았고 가장 끌리던 두가지 모델을 비교해보았습니다.
일단 크레마 그랑데부터 보자면, 시원시원한 화면 6.8인치와 좀더 깔끔한 디자인 구성이 끌렸습니다. 킨들의 페이퍼화이트는 굉장히 컴팩트한 사이즈였는데다 화면을 터치해야 해서 제 손가락이 자꾸 화면을 가리게 되는 점이 좀 불편했었기에 그랑데 사이즈에 가장 장점을 느꼈어요.

만화도 볼수 있다니..!(정말 끌리는 부분이였어요) 직접 알라딘에 방문해 실물을 보았는데, 테두리 부분이 매끈매끈하면서도 약간 매트한 질감이라 그립감도 좋았습니다.
.jpg)
역시나 디스플레이가 가장 돋보이고, 배터리도 1500mAh 에 읽으면서 조마조마할 일은 없을듯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터치식 리더기를 써본지라,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부분은 생각보다 터치하는 동작이 꽤나 불편하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가격면에서도 리더기가 1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사실이 조금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을것 같습니다. 크레마 사운드에 비해 딱 두배인 20만원대에 팔리고 있네요. 20만원 뽕을 뽑으려면 얼마나 잘 써야 할까요. 그랑데는 일단은 보류로 두고, 크레마 사운드를 살펴봅니다.
많은 부분에서 답정녀지만 이북 리더기만큼은 조금은 고민하고 사고 싶었나봅니다. 한번 사서 파리로 가져가면 일단 환불은 안되니까요. 크레마 사운드를 써본 사람들이 꼽는 가장 큰 장점으로는 저렴한점과 버튼키가 있어 페이지 넘길때 아주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광고에서처럼 좌, 우로 넘기는게 정말 편할까? 하는 제 의심은 한번 눌러보니 싹 사라지더군요. 한번에 반했습니다. 어찌나 넘기기가 쉽고 들고 있는 손을 움직이지 않고 읽던 흐름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계속해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제겐 굉장한 장점으로 다가왔어요.
그랑데에도 탑재되있는 기능입니다. 편리한 앱 설치는 저같이 기계치인 사람들에게 굉장히 필요한 조항입니다. 크레마 시리즈는 크게 두개로 나눌 수 있는데요, 바로 알라딘서점을 기반으로 한 크레마와 yes24 를 기반으로 한 크레마입니다. 두개 다 아예 하드웨어가 다르기때문에 (연결해서 이북을 받는 체계가 기반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요) 살때 내가 어느 서점을 더 자주 이용하느냐, 마일리지가 어디가 더 많이 쌓여있나, 를 중심으로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여태 중고서점과 온라인을 드나들며 구매했던 알라딘에 몇만원이 적립금으로 쌓여있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알라딘에서 주문한 후, yes24에만 있는 월정액 5,500원에 무제한 책(선정된 카테고리의)을 이북으로 볼 수 있는 '북클럽'에 가입해 열린서재를 이용해 쓰고 있습니다. 처음엔 열린서재가 뭔지, yes24 에서 산 이북이 아니여도 이게 가능한건지 굉장히 헷갈렸지만 친절한 상담사님의 도움으로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현재 제 책장에 있는 책은 총 26권이고, 한 2주간 썼던 글로 모인 스팀달러를 시세인 1100원에 걸어두어 팔리면 바로 출금해 읽고 싶었던 신간을 구매할 계획입니다. 글로 돈을 벌어 또다른 글을 사서 읽는다는것, 굉장한 선순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총정리 하자면, 이북 리더기를 살까? 말까? 하는 분들에게는 강력히 구매에 후회하지 않을거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저같은 경우엔 전자잉크의 매력으로, 굉장히 느리다는 단점 말고는 다른 안좋은 점을 딱히 찾을 수 없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느림의 미학을 배울수 있는 또다른 장치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프랑스 행정에서 이미 엄청나게 데였는지도..) 독서량이 600%느는 경험도 할 수 있다는 점, 한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내 몸안으로 스며드는 지혜의 글들에 대한 만족감과 성취감에 취할 것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무슨 리더기를 살까? 에 대한 제 이견은, 크레마 사운드입니다. 물리 버튼으로 챡, 챡, 하고 넘어가는 그 손맛에 점점 중독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읽고 있는 책은 페미니스트를 위한 책추천에 올라와 있는 '대한민국 넷페미사'와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입니다. 가장 최근 발간된 도서로 읽고 싶은 책은 김도훈 작가의 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가 있는데 아직 e-book 으로는 발간되지 않았어요. 아, 이러한 점도 단점이 될수 있어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인데 이북으로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경우가 가끔 있거든요. 그럴땐 이북 출간 신청 버튼을 조용히 누르고 소식을 기다립니다. 세상에 책은 많으니 그 기다림은 조금 참을 수 있겠지요.
리더기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 전자잉크의 세계로 풍덩 빠져보시기를.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