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ist] 11월 재즈 선곡 및 편곡



Walk On By - Dianne Krall


 디온 워익의 오리지널 버전으로 시작해 여러 버전을 거쳐 현재 자주 틀어놓고 듣는 버전은 다이아나 크롤이다. 디온의 목소리와 미디엄 리듬 그리고 탄력적인 브라스 세션까지,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오리지널. 다이아나 크롤의 신디 세션 느낌은 물론 오리지널과는 다르지만, 좀더 느슨한 탄성같은 분위기와 레이벡된 멜로디가 참 좋다. 저음을 멋지게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마저 한층 빠져든다. 코드 자체의 캐릭터가 확실해서 편곡을 악기 구성쪽으로 해야할 듯.





A Taste of Honey - Paul Des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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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는 1958 브로드웨이 버전의 영국 연극 ‘A Taste of Honey’을 위해 만들어진 연주트랙이다. 빌리 디 윌리암스가 보컬 버전으로 처음 녹음했으며 비틀즈마저 사랑해 마지않아 발매한 곡. 외에 토니 베넷도 미국에서 좋은 성과가 있는 곡일만큼 보컬들에게 나중에서야 주목받는 곡이다. 사라본 보컬 버전과 폴 데스몬드 알토색소 버전을 가장 즐겨 듣고 있다. 아침에 커피 한잔 내려 잔잔히 듣기 좋은, 꿀같은 따듯한 느낌의 버전.





I Remember - Dianne Ree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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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애나 리브스의 ‘I Remember’은 내가 태어난 해 블룬노트에서 발매되었다. 그녀의 The Nearness of You 에 이어 가장 자주 찾는 앨범이다. 그녀 특유의 딕션과 목소리가 이 한곡으로 끝난다. 너무 좋아라 하고, 그렇기에 더욱 손댈 수 없는 편곡 방향.

 이번 겨울 공연을 구성하는 중으로 이 곡들을 메인테마로 잡고 나머지는 지난 공연중 가장 사랑받았던 레파토리들로 채울 계획이다. 올해 크리스마스 언저리엔 물론 캐롤 몇곡을 해야겠지. 이번엔 듀엣으로 가볼까 생각도 하고..캐롤은 듀엣의 느낌이 좀 더 신나는 편이다. 사람이 많을 수록 더욱 재밌기도 하고.


 하지만 테마가 뚜렷한 공연을 보다는 평소 내가 애정하는 곡들로 구성한 무대 기획을 선호한다. 곡을 좋아하고 이해도가 높은 만큼 좋은 공연이 되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니까. 재즈는 싫어한 곡은 여태 없었지만 (어려웠던 빠른스윙 또는 연주곡은 물론 많다) 분명 덜 손이 가는 곡들은 존재한다. 오랜시간 공연을 하는 만큼 쌓아온 그리고 합이 잘 맞는 좋은 곡들이 많으니, 이번 겨울 공연은 한국에서 만날 관객들을 따듯히 뎁혀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