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012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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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마음의 상태,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친구의 진심어린 조언.

너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길 기다려야겠다.
시간이 흐르기를.
넘길 수 있는 너의 능력치를 길러.
아직 시간이 필요해.
그럴수록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한거야.
그냥 계속 주문을 외워.
괜찮다. 다 그런다. 나만 그러는거 아니다. 지나갈거다.
할 수 있어.

    Under my skin. 내 피부밑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무언가에 잠식당해 눈만 감으면 나타나고 깊이 잠들 수 없는 요즘. 약을 처방받은지 한달정도 되었는데 분명 내 생활 속 나아진 부분은 확연히 느끼고 있지만 전과 비해 달라진 것 없는 내 모습 또한 마주하고 있다.

    '잠'이라는 것을 얼마나 갈망하는지, 또 그것에 좌지우지 되는지 오랜 시간동안 생각해왔다. 나쁜 꿈을 꾸면, 대게는 과거와 연관된 것이거나 아니면 생각치도 못했던 일들의 연속으로 마음과 머리속이 멍해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시간 정도는 온통 마음을 추스리는데 소비한다.

    눈을 뜨고, 물을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고, 요가를 하고. 안정을 찾으려 몸부림을 치지만 분명 확실하고 흔들림 없다 자부했던 나의 자아는 불안한 상태로 온갖 망상들에 시달려 피폐해지기 일쑤다. 내가 이렇게도 약한 사람이었을까 ?

    PTSD, 우울증, 불면증 같은 의학적인 용어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내 상태를 짚어주는 것일 뿐. 신경쓰지 않으려 하지만 주위를 조금만 둘러봐도 알 수 있다. 모두가 아파하고 있다. 모두가 견디고 있다.


    외면하는 것이, 아니면 마주하는 것이. 어떤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여태까지는 외면을 해왔기에, 사실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다. 견뎌보자고 다짐했지만 몇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도망을 다녀보니 이제야 알게 된 것. 피해봤자 소용없구나. 내 피부 밑에 스며들어 있는 것을 어떻게 피할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이 괴로운 상태를 조금은 추스리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으론 내가 오늘 하루 해야 할 일을 나열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느슨했던 긴장이 조여지고 금새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일시적인 방법이지만, 집중 할 것들을 찾아 내 자신이 힘들어할 여유를 주지 않는 것. 내가 여태까지 찾은 가장 단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나의 과거의 감정와 그때 생각을 담은 글들의 조각을 모아 한 묶음으로 편집하는 일 또한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것이 나의 전부이기도 하고 나의 삶이기도 하기에 언젠가는 해야할 일이었다. 이걸 견뎌내야만 지나갈 것이고, 지나가야만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노래를 해왔고 또 그렇기에 글을 쓰는 것이다. 아직 반도 오지 않았고, 갈 길은 멀다.